문학은 타고난 사람만이 창작할 수 있는 걸까요?
누구나 문학을 읽고 창작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 시작詩作에 자격이 필요해? >는 느린학습자 대상의 문예창작 체험 프로젝트입니다. 기존의 작품을 타인의 관점으로 받아들이는 독서교육에서 벗어나, 느린학습자가 전문가와 함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작품을 창작하고, 나만의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나아가 전시와 낭독회를 진행하여 완성된 작품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과정까지 체험합니다. 느린학습자는 일련의 경험을 통해 작가로서의 활동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내용
- 느린학습자 대상 시창작 프로그램 진행(1회 120분, 총 3회)
- 완성된 작품을 토대로 전시 및 낭독회 진행
프로젝트 일정
① 여름 시 쓰기 교실
- 1회차 [‘나’를 설명하는 말] : 2024년 7월 19일(금) 오후 4시~오후 6시
- 2회차 [‘너’를 닮아 있는 말] : 2024년 7월 26일(금) 오후 4시~오후 6시
- 3회차 [‘우리’라고 부르고 싶은 말] : 2024년 8월 2일(금) 오후 4시~오후 6시
② 결과 전시 및 낭독회
- 전시회: 2024년 11월 4일(월) ~ 11월 10일(일)
- 낭독회: 2024년 11월 9일(토) ~ 11월 10일(일) 2일간, 오후 1시 30분
- 살롱(세미나): 2024년 11월 10일(일) 오후 2시 30분
진행 장소
- 미로센터(광주 동구 중앙로196번길 15-12)
우리는 우리를 부르는 이름 안에서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요? 아마 세상의 명사를 탐구한다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서 불리는 방식을 알아가는 과정과도 맞물릴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칭과 명사를 탐구하는 작업으로서 시 쓰기를 새롭게 고민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사회적 기호와 명사 안에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배치되는 것인지,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문학이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 묻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시작詩作에 자격이 필요해? >는 ‘모두에게 다른 방식의 교육’을 실천하며 다양한 이들과의 소통을 지향하고, 각기 다른 속도를 존중하기 위해 고민해온 라이브러리 피치와 문학으로 가능한 공존과 상생을 도모하며, 함께 할 수 있는 ‘통점’이 무엇인지 모색해왔던 문학동인 공통점,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광주광역시 미로센터, 무엇보다 ‘느린학습자’라고 불리는 아홉 명의 시인님들이 만나 “우리”라는 명사 안에서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는 3회차의 수업에 걸쳐 서로를 차츰 알아가고, 여름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각자의 기억과 생각을 기반으로 하여 시를 써보았습니다. 쓰기라는 것은 때로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겠지만, 바깥에서 주어지는 이름과 자격이 필요한 일은 아닙니다. 어쩌면 나의 경험에서 시작된 시를 쓰는 일이, 나의 의도와 무관하게 우리라고 불릴 수 있는 하나의 현장을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 실은 이미 그 움직임 자체가 현장이며, 때로는 모두의 생각과 관점이 교차하는 장소가 되어 그곳에서 더 나은 다음을 도모해볼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통과할 수 있어 기쁜 여름이었습니다.
시는 일방향적인 말이 아니라는 점에서, 세상의 다양한 시각과 소통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제법 따뜻한 터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움 없이 발을 디딜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시라는 것인 내가 이 세상에 혼자 있지 않음을 깨닫게 하는 예술이 됩니다. 이제 읽고 말하고 쓰는 자리에서 소외되는 사람 없이, 더 많은 우리가 생겨나길 바라며 이 프로젝트를 만들어봅니다.
―이서영(공통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