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노트
소리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사람 생각이 났습니다. 왜 사람 생각이 나는지도 모르는 채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에 대해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따라서 조금 더 가보았습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하다 보면 종종 주변까지 밝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저는 사실 물이 끓어오르는 소리, 하면 불타는 부엌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벽을 두드리는 소리를 상상해봐도 당장이라도 문을 걸어 잠가야 할 것처럼 초조해지고요. 이런 제가 불타고 있는 부엌 대신 작은 커피포트를 떠올리고, 어둠 속에서도 함께 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볼 수 있는 건 전부 다 사람들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이요. 그 사람들을 계속해서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저에게도 정말 음악 소리가 날까요?